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가봐야 볼 건 없다고 하는 신구대식물원을 찾았다.
괜찮다 싶게 느껴졌던 들꽃수목원과 달리 신구대식물원은
약간의 기대를 하고 가서 그런지 아니면 가을이 깊어서 그런지
현재로선 풍경 외에는 그다지 볼 게 없다고 느껴졌다.
오래되면 관리가 점점 허술해지고 오래된 티가 날 수밖에 없듯이
여러 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볼 수는 있지만
관리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마다 낡은 느낌, 그리고 뭔가 방치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낡음이라는 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고풍스런 이미지를 주는 것이 멋져 보이기도 하고 그랬다.
또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곳일수록 관람객 유치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이벤트를 통해서 얼마든지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에코센터 같은 곳은 온실이라 잘 활용하면 참 좋을 듯싶었다.
다른 계절에 오면 어떤 분의 말씀처럼 좋은 구경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이었는데
이제는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되어버렸다.
그것은 풀꽃나무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다.
감상적이던 나의 사고가
현실적인 것으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을은 내 맘에서 떠났다.
조금 춥더라도 겨울이 오히려 낫다.
겨울에는 따뜻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연애와 같은 따뜻한 추억이 있다는 게 아니라
겨울이 추억 하나하나가 따뜻하게 기억되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나의 현실 앞에서
나는 자꾸만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본전치기만 해도 좋겠다던 게 초심이었는데
본전치기조차 되지 않으니 흔들리는 것이고,
또 이 정도면 본전에 가깝게 복구했으니
훌훌 털고 자리를 일어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하고...
그러나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기도 해서
내 삶의 관성을 쉬이 거스를 수 없으니 생각만 많아지는 것이다.
정말이지 휴일도 없이 하루도 쉬지 않고 해온 이 일에서 벗어나
나는 내게 휴가를 주고 싶다.
카메라 없이 아주 멀리 가서
며칠쯤 버려진 채 있다가
누군가 깨워줘야 일어나는 잠을 자고 싶다.
이런 생각의 반대편에
11월 23일에 출시된다는 니콘d300을 꿈꾸고 있는,
'나'라는 인간은 나로서도 이해가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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