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Lab로 컬러를 말하다
그림 1 - 색이 중요한 사진
ⓒSteve Mccurry
디지털과 색, 그리고 사진
‘컬러 커뮤니케이션(Color Communication)’이란 단어가 있다. 색은 언어를 뛰어 넘는 일종의 기호로 색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인간의 감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이는 매우 감각적이어서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그 어떤 요소보다도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사진에 있어서의 색 역시 사진의 느낌과 감정을 전달해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컬러 사진의 발명 초기에 사진가들은 재현을 목적으로 실제에 근접한 컬러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해 노력했으나, 실제의 색을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실제의 색을 재현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을 나타내줄 수 있는 색감을 만들어 내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사진가에 의해 재해석된 색을 만드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크로스 프로세스, 여러 종류의 필름과 광원의 사용, 다양한 필터링, 자신만의 데이터를 이용한 자가 현상・인화 등을 통하여 고유의 색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사진의 색 조정이 소프트웨어로 가능해짐에 따라 아날로그 시대보다 다양하고 간편하며 유동적인 형태로 변화했다. 단순히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색상을 조절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이를 이용하여 보다 정확하고 멋진 색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디지털 이미지의 정확한 컬러 작업을 위해서는 디지털 카메라와 스캐너 같은 입력 장치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캡처하고, 포토샵 등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진을 리터칭하고, 프린터와 같은 출력 장비를 이용하여 사진을 출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연차적인 개별 작업 과정에서 기기 간의 색특성 차이로 인한 색일치 문제가 발생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CMS(Color Management System)를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곡선(Curve), 변경(Vatiation), 색상 조정(Color Balance), 색조/채도(Hue/Saturation) 등의 다양한 컬러 관리 기능을 이용하여 사진의 색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적용 방법과 응용 기술도 습득해야 한다.
그림 2 - 포토샵의 컬러 모드
포토샵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포토샵이 지원하는 다양한 컬러 모드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그림2 참고).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RGB, CMYK, Grayscale(회색음영) 등의 컬러 모드를 이미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스캐너로 스캔한 이미지의 경우, 적색(Red), 녹색(Green), 청색(Blue) 채널로 구성된 RGB 컬러로 작업하게 되며, 흑백 이미지의 경우(경우에 따라) 단일의 회색 채널로 구성된 회색음영 모드로 작업하게 된다. 시안(Cyan), 마젠타(Magenta), 노랑(Yellow), 검정(Black)으로 이루어진 CMYK의 경우는 인쇄 작업을 할 경우에 사용하는 컬러 모드이다. 반면 Lab 컬러 모드는 흔하게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그 개념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진가들에게 CMS의 개념이 중요해지고 많은 이들이 이를 적용한 컬러 작업을 하게 되면서 Lab 컬러 모드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Lab 컬러 모드는 CMS를 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준 컬러 색공간인 동시에 다양한 리터칭 기법에 응용할 수 있는 컬러 모드이다. 이와 같은 Lab 컬러 모드란 무엇이며 실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Lab 색체계란?

LAB Color in Photoshop
그림4 - Lab모드 이미지, L 채널, b 채널, a 채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Lab모드로 된 이미지를 포토샵에서 보면 그림5와 같이 L, a, b 세 개의 채널로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RGB 컬러 모드로 구성된 이미지가 R, G, B 세 개의 채널로 구분되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RGB의 경우 각각의 채널이 채널 별 색에 대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RGB 세 개의 채널을 각각 조정하여 작업하는 경우에 작업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특정한 색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포토샵 RGB 컬러 모드에서 커브를 이용하여 이미지의 밝기를 보정할 경우, 세 개의 채널을 동일하게 조절하더라도 최종 이미지의 색상이 원본과 다르게 다소 변하는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Lab의 경우 밝기 정보인 L과 컬러 정보인 a, b 채널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명도 정보가 포함된 L 채널을 이용하여 보정하는 경우, 이미지의 색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미지에 샤프니스(sharpness)를 주고자 할 때, 또는 이미지에 노이즈(Noise)를 추가하거나 제거하고자 할 때에 L 채널만을 독립적으로 선택하여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RGB 모드에서와 같이 컬러 채널을 조절하여 작업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5 - L 채널을 이용한 샤프니스 적용 (전과 후)
그렇다면 컬러 조정 작업은 어떨까? Lab 컬러 모드에서 a 채널과 b 채널은 녹색과 적색, 청색과 황색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색 구분은 RGB 컬러 모드 작업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Lab 모드 이미지를 처음 접하게 되면 어떻게 작업을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Lab 모드는 특정 피사체의 색을 바꾸고 싶은 경우, 또는 이미지의 계조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컬러만을 조정하고 싶은 경우에 RGB 모드로 작업하는 것 보다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그림6과 같이 a 채널과 b 채널을 반전시키는 방법을 통해서도 독특한 컬러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림6 - a, b채널의 반전 결과
(순서대로 원본, a 채널 반전, b 채널 반전)
Lab 컬러 모드의 가능성
그림7 - Lab 색도도와 CMYK, RGB의 색 역
앞서 언급했듯 Lab는 장치에 따라 변하지 않고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색을 포함하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 색체계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 빛을 이용하는 카메라, 스캐너, 그리고 모니터와 같이 RGB 색체계를 기반으로 한 장비들과 잉크를 사용하는 다양한 CMYK 색체계 기반의 출력 장비들 간의 색을 정확하게 변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마치 같은 색의 물감과 색연필이 종이 위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것과 같다. Lab는 장치 간 컬러 변환에 있어서 동일한 변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CMS의 기준 색체계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포토샵은 내부적으로 RGB 모드에서 CMYK 모드로 전환할 때 컬러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Lab 모드를 중간 매개체로 사용하고 있으며, Lab 컬러 모드를 이용한 리터칭 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이미지를 RGB모드에서 리터칭을 한 후 CMYK 모드로 전환하는 것 보다는 Lab 모드에서 리터칭한 후 CMYK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컬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사진가들에게 Lab 컬러 모드는 난해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를 이용한 리터칭 역시 생소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매우 낮으나, 일본의 경우 Lab 모드의 사용이 이미 보편화 되어있다. 일본은 스캐닝 업체와 프린팅 업체가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작업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업체들 간 컬러 호환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함과 동시에 효과적인 컬러 관리를 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Lab 색체계가 제시되었다. 현재 일본의 스캐닝 업체들은 대부분의 스캔을 Lab 모드로 받고 있다. 만약 스캐너가 이를 지원하지 않아서 RGB모드로 스캔을 받는 경우에는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스캐너 프로파일(Profile)을 할당(Assign)한 이미지를 Lab 모드로 변환하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고객은 Lab모드로 변환된 이미지를 프린팅 업체에 맡김으로서 프로파일의 부재 또는 장치 의존적 색특성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앞으로 Lab는 사진가들이 색을 이야기하고 만들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디지털 사진이 ‘주(主)’가되는 세상에서 Lab라는 기준 색체계와 유동적인 디지털 색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사진가들이 자신만의 색을 찾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색이 디지털 컬러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변함없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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